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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경찰

인권으로 in - 2021. 9
등록일 2021-09-30 09:35:22
부서명 본청 감사 인권보호
조회수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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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인권으로 in 9
    경찰청 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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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사회, 사회적 감수성으로 함께 바라보기 진현주 (강원도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
    OO 산 맑은 정기 가슴에 안고 푸른 꿈 키우면서 내일을 연다. 학창시절의 교가들을 독자들 께서는 얼마나 기억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학교를 졸업한 지 꽤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매주 운동장 조회를 하면서 불렀던 교가는 신기할 만큼 기억에 남아있다. 연세 지긋하신 졸업생들이 동문 모임에서 교가 부르기를 빼놓지 않는다고 하니 평생 가는 학창시절 기억 중의 하나일 듯 하다.
    최근 초·중·고등학교에서 교가 교훈 새로 쓰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가 교훈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의 요소나 시대에 맞지 않는 멸사봉공 식의 표현들, 남학생에는 진취와 기상을, 여학생에는 정숙과 어짐을 강조하는 성별 고정관념이 반영된 표현들을 개선하는 것이다. 한 학교의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교가와 교훈을 시대에 맞게 바꾸겠다는 공약이 등장해서 슬기 롭고 알뜰한 참여성이라는 구절을 슬기롭고 따뜻한 참사람 이라는 구절로 바꾸었다고 한다. 지인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의 교가 외우기 일등공신이었던 운동장 조회가 요즘 학생들에게는 문화충격이라는 말까지 듣고 나니 시대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학교에서의 이런저런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회적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인권 감수성, 성인지 감수성, 다문화 감수성, 장애 감수성 등 요즘 우리는 다 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 감수성의 요청을 받고 있다. 감수성이라는 말을 얼핏 들으면 감상, 감정과 같은 단어들이 연상되어 감수성의 대상들에 감상적인 공감을 표하라는 것인가 하는 아리송함이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감수성(sensibility, sense-ability)이란 외부의 정 보들을 알아내고( ) 깨닫는() 감각에 관한 능력을 말한다. 예전대 한 사람이 인권을 옹호하는 행동을 하려면 상황을 인권 관련으로 감각하는 인권 감수성이 첫 단계로 필요하다. 감수성의 수준은 변화에 필요한 기본 조건이다.
    사회가 변화하는 것에 더불어 인간의 감수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사람을 동등한 인간 으로 보지 않고 사고 팔 수 있는 재산으로 인식했던 노예제, 출생의 귀천으로 개인의 사회적 역할을 결정했던 신분제는 불과 백수십 년 전까지 존재했다. designed by freepik
    이제는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 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한 권리를 갖는 존재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인권적 법률이나 제도들의 폐지 후에도 사람을 정의롭지 못한 기준으로 구별하고, 부당하게 취 급하는 관습과 제도들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우리는 이를 인식하고 변화시켜온 역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변화한 사회에서 우리의 감수성 목록 또한 달라졌다.
    블랙 페이싱(Black facing, 흑인 흉내를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것), 얼굴을 검게 칠하고 흑인을 우스꽝스럽게 흉내 내는 것은 과거 개그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였지만 현재는 거의 볼 수 없다. 성희롱이라는 단어 또한 90년대만 해도 낯선 단어였지만 이제는 개인 간 사적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닌 공적 문제로서 공론화가 가능한 단어가 되었다. 이것이 성별 간 위계 또는 차별 문화에서 비롯되며,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적 함의가 담긴 말 행동으로 성적 모욕 감을 유발하거나 업무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의미함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다.
    우리가 가지는 감수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온라인에서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 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있었다. 이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소극적 문제의식과 가해자에 대한 온정 주의로 인해 성범죄 가해자가 충분히 처벌되지 않고 있다는 대중의 법감정에서 나온 것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낮았던 과거에는 성범죄에 대해 관대한 인식이 많았고 이는 법 집행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드물기는 하지만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비난, 피해자가 피해자다움을 갖추지 못했다는 시각 아래 발생하는 2차 피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법원의 양형과정에의 고려나 판례의 적시에서 보듯 감수성 이란 사회적 약자의 상황과 맥락을 반영해 우리가 미연에 가지고 있을지 모를 편견을 배제하고 사실 판단의 근거를 찾으라는 요
    이다. 법률 또한 사람이 만들고 적용하고 혜석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객관성과 합리성에 대한 부단한 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안을 기계적으로 보고 참/거짓을 판단하기에 실제 현실은 복잡하며 많은 경우 사회적 약자의 상황과 맥락에 눈을 감게 된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법질서를 수호하는 특별한 권능을 가지고 국민을 만나는 일 선에 있다. 그렇기에 경찰의 활동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권 가지의 수호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국민 개개인에게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감수성이란 태생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습하고 배워야 하는 노력해야 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와 밀접하기에 감수성은 개인만의 과제도 아니다. 사회가 변화하고 사회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변화한다면 우리 경찰이 시민을 상대로 장착해야 할 감수성 또한 달라져야 할 것이다. 국민의 가장 가까이 존재 하는 든든하고 정의로운 이웃으로 경찰이 함께 만들어 갈 사회적 감수성에 대해 돌아봄이 필요 하다. OLICE - PEE
    OREA. POL
    OVENTION
    멈추어 생각할 용기
    30여년 전 경찰관이 되었다. 지금이야 다양한 스펙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주위의 부러움을
    입사 이듬 해에 생애 첫 차를 장만했다. 차를 구매하니 지도책을 주었다. 요즘은 휴대폰에 각종 지도앱이 있고, 차량에 네비게이션이 필수로 장착되지만, 그때에는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 지도책을 미리 숙지하고 틈틈이 지도를 확인하며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생각해보면 경찰관으로서의 업무도 법령이나 매뉴얼을 꼼꼼히 살피기보다 선배와 동료들의 가르침에 따라 관행적으로 생활했던 시절이었다.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어디를 가려해도, 무엇을 하려해도 명확한 목적지 설정과 관련 규 정에 대한 숙지와 더불어 절제되고 엄정한 행동이 필수이다. 과거와 같이 지도책을 펼쳐 들 거나 관행과 감에 의존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시대에 뒤처지는 일이 되었다.
    경찰관은 시민의 요구에 따라 범죄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삶에 개입하는 직업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은 다양한 위기와 갈등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한 번 쯤은 매우 불안한 선택의 기로에 서거나 좋지 않은 결정을 내리는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진 경찰관도 잠재적인 위험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체 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지 못하거나 용기가 부족하다면 예기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이고, 그 중간에는 과정이라는 공간이 존재한다. 그 과정의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고 관리해 나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결과에 따른 위험은 현실적이며 중대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 동료 경찰관의 선 택과 행위에 대해 어떠한 과정의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내가 끼어들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따돌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동료의 행위의 옳고 그름을 묻지 않고 변함없이 동료를 지지하는 동료애라는 잘못된 인식이 작동하는 것은 아닐까.
    함께하는 인권경찰 designed by freepik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겠지만, 간혹 동료의 위법 행위 또는 실수에 대해 방관하는 입장을 취할때가 있지 않을까. 그 결과 경찰관으로서 온전한 일상을 이어가지 못하고 고통을 겪는 동료들을 보아왔다. 하지만 그러한 일이 내게는 생기지 않을거라 자위하며 생활하고 있을 뿐 언제든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함께하는 동료가 있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상황을 바라보고, 같이 판단하여 처리하는 동료가 있다. 그런 동료의 진심어린 제언과 충고, 개입을 적극 받아 들이고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계급도 나보다 낮으면서 어디 감히....”, 알면 얼마나 안 다고... 혹시 계급과 경력을 앞세워 오랜 고민과 생각 끝에 조심스럽게 내민 동료의 손을 뿌리 친다면 순간 앞세운 자존심으로 일상이 무너지고 동료와의 관계도 들어지는 현실적이고 중대한 위험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나의 경찰 인생에 네비게이션은 함께 하는 동료들이었다. 그들이 제시했고 함께 했던 길을 따라 지금 이곳에 와 있다. 위기와 갈등의 순간도 적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낯선 곳에 혼자 덩그러니 떨어져 초행길을 맞닥뜨렸을 때처럼 불안했다. 하지만 나는 운 좋게도 동료들이 내민 손을 잡았다. 그리고 함께 판단하고 행동했다. 그러다보니 크고 작은 굴곡은 있었지만 무난하게 경찰관으로서 지금도 길 위에 서 있다.
    쉼 없이 변화하는 세상처럼, 각종 다양한 상황을 만나 대처할 수 밖에 없는 경찰관!
    순간 당혹스러운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나의 감정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동료의 손을 잡고 한 번쯤 멈춰서서 상황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 동료는 나에게 진심어린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지 모른다. 그런 동료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한 번쯤 멈춰서 바라보는 것이 나를 위하고 동료와 경찰 조직, 나아가 시민사회를 위하는 일일 것이다.
    글. 박원식 인권보호계장
    함제하는 인권경찰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안도현, 9월이 오면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필름 안 인권
    전 세계를 울린 기적 같은 실화
    행복을 찾아서
    가브리엘 무치노, 2006
    가브리엘 무치노의 행복을 찾아서는 월가의 전설적인 인물인 크리스 가드너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대부분 자전적 영화의 시놉시스의 특징은 불우한 환경과 시련으로 이어지는 정체성 혼란(Icientity confirusion)을 극복하고 성공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우리는 그러한 영화를 볼 때마다 뭔가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클리셰(Cliche)한 영화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크리스 가드너의 행복을 찾아서는 절대 식상하거나 진부한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보면 볼수록 내면에서 무언가를 밀어 올리는 원초적인 따스함 같은 것을 품고 있는, 우리의 차갑게 식어버린 심장을 데워 줄 수 있는 그런 영화라는 데 의심 없이 한 표를 던지게 된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8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배우 월 스미스와 그의 아들이 동시에 출연 해서 화제가 되기도 한 영화이다. 크리스 가드너의 어머니는 임신 중 남편이 집에 불을 지르고 체포되어 감옥에 가게 된다. 그리고 28살에 아버지를 처음 만났고 자신의 아들은 아버지 없는 자식으로 키우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결혼 후 5살 어린 아들과 함께 부부는 월세에 살면서 가드너는 의료기기 세일즈를 하게 되고 아내는 수건 세척공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어느 날 크리스 가드너는 전 재산을 투자해 골밀도 스캐너 의료기기를 대량 으로 사들여 부푼 꿈을 꾸지만 생각보다 잘 팔리지 않았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주식거래소 앞을 지나던 가드너는 멋진 스포츠카에서 내리는 주식 중개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멋지네요 두 가지만 물어볼께요 하시는 일이? 성공 비결은요? 그러자 그 주식중계인은 웃으며 주식 증개인... 대학을 나와야 하는 거겠죠? 라고 되묻자... 그렇진 않소, 숫자에 밝고 사교성이 좋으면 됩니다. 그 말을 들은 가드너는 희망에 부풀어 주식중개인이 되겠다고 아내에게 말하였지만 아내는 핀잔을 준다. 의료기기나 잘 팔아... 당장 낼 집세도 두 달이나 밀렸어 그렇게 아내와 다툰 후 설상가상으로 의료기기 2대까지 잃어버린 가드너는 월세를 해결하지 못해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나고 아내는 더 이상 크리스 가드너와 함께 살 수 없다며 어디론가 떠나 버렸다.
    갈 곳이 없는 크리스 가드너는 아들과 함께 공중화장실과 노숙자센터를 전전하였다. 그리고 병원에서 자신의 피를 뽑아 받은 24달러를 가지고 지하철 주변의 모델에 머물게 된다. 지하철 역 불빛에서 새어나오는 유리창에 책을 비추고 공부를 했으며 주식중개인이 되기 위해 60 대 1의 경쟁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크리스 가드너를 텐 59명의 대부분은 명문대학 출신이었고 고졸학 력에 흑인은 크리스 가드너가 유일하였다. 주식중개인 인턴십을 하는 동안 그는 다른 사람 들이 하지 않는 잔심부름을 도맡아 했고 무시와 편견, 차별을 경험하였지만 크리스 가드너는 자신의 아들을 위해, 행복하게 살기 위한 꿈을 위해 참고 부단히 노력하였다. 수화기를 잡고 내려놓지 않은 상태로 계속 전화를 걸면 8분이 절약된다는 말... 전화를 끊는 그 장편 에서 나는 잠시 목이 메어왔다. 크리스 가드너는 차별과 편견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절실한 몸짓으로 극복해나가고 있었으며 우리가 어떻게 목표를 향해 나야가야 할지를 깊이 고민 하게 해 주었다. 이런 크리스 가드너는 결국 60대 1의 경쟁을 뚫고 정직원 (주식 중개인)이 되었다. 사람들 사이를 걸으며 기쁘고 행복한 표정으로 손뼉을 치는 크리스 가드너의 표정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모든 차별과 편견을 이겨 낸 크리스 가드너가 아들에게 해주는 말 또한 명언이다. 이봐, 년 못 할 거란 말 절대 귀담아 듣지마... 아빠 말이라도! 알았지? 꿈이 있으면 지켜야 돼...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가난한 흑인이 온갖 편견과 구조화된 사회의 모순을 이겨나가며 성공이라는 신화를 쓴 영화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그 이면에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 흑인과 고졸학력이라는 인권적 차별적 요소를 스스로 극복해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권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는 권리라는 점에서 보편 성을 지니고 있고, 인권은 사람으로서 태어난 사람은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지니고 있으며, 인권은 사람이 일시적으로 누리는 권리가 아니라 항구적으로 누 리는 권리라는 점에서 항구성이 있으며, 인권은 정부권력 등 외부의 침해를 당하지 아니한 다는 뜻에서 불가침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행복을 찾아서 라는 영화를 통해 진정한 행 복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하는 권리를 차별 없이 누리는 것이란 걸 새삼 이 영화를 동해서 느끼게 한다. 나에게 행복을 찾아서는 인권을 찾아서라고 읽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인권은 우리가 더 이상 공부하고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인간 이라면 태어날 때부터 모두가 당연히 알고 존중되어야만 하는 것이라는 걸 이 영화는 말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권 소식지 기자 글. 괴산경찰서 이상재 경위 독서와 영화 후기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독서 에세이 책장에서 펼친 세상
    NOTORIOUS
    RBG
    아이린 카먼, 셔나 크니즈닉, 2016
    다가오는 9월 18일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 여성 인권 신장에 평생의 노력을 기울인 진보와 개혁의 상징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Ruth Bader Ginsburg)가 세상을 떠난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녀는 1993년 빌 클린턴에 의해 미국 역사상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연방대법관에 지명되어 미국사회에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던 여성 및 각종 제도적 차별을 개선시켜나간 상징적인 인물이다.
    이번에 소개할 Notorious RBG 라는 책은 긴스버그가 대법관으로 재직 중 주로 그녀를 취재했던 저자가 그녀가 생전에 노력했던 많은 일들, 그리고 주목할만한 판례들,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통상적인 자서전 형식이 아닌 주로 대법관 시절 당당히 밝혔던 성차별적인 대법원 판결에 대한 소수의견들과 판례 내용 그리고 그녀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긴스버그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제목으로 쓰인 Notorious라는 단어는 악명높은 이라는 사전적으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이나 그런 의미 에서 보다는 미국의 유명한 래퍼인 Notorious BIG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Notorious BIG는 비록 총격사건으로 짧은 생을 살다갔지만 결코 그가 남긴 음악적 임팩트는 작지 않 았다. 거대한 체격을 지녔던 그에 비해 긴스버그는 정말 작은 체구를 지녔지만 그녀가 사회에 미친 영향은 그에 못지 않았다. 아니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었다는 점에 있어서 비교할 수가 없다.
    우리는 흔히 미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할때 자유민주주의의 선두국이고 다양한 인종적 구성 에도 불구하고 서로 화합하여 오늘날을 이룩해낸 긍정적인 측면만을 생각하지만 그와 함께 사회적 차별, 특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부정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을 흔히 잊곤 하는 것 같다. 여성은 살림과 양육에만 전념해야 된다는 우리 나라를 비롯한 동양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지배해왔던 그런 고정관념이 1970년대 미국 사회 에서까지도 보편적인 사회적 인식이었다는 사실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녀가 관여했던 주요 소송 사건들에서의 주장을 살펴보면, 1972년 미 공군 규정상 임신한 여성 장교는 임신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전역을 명한다는 규정의 부당함에 대한 소송인 스트러크 대 국방장관 사건에서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입 각해 개인의 잠재력을 억누르거나 평등한 기회를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고,(이를 계기로 1978년 임신부차별금지법 통과) 1973년 죽은 아들의 재산 상속과 관련 아무런 근거없이 그저 여자라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재산 상속 및 관리를 맡기지 않은 리드 대 리드 사건에서는, 성별에 있어 생물학적 차이는 재산관리인이 수행해야 하는 여러 직무와 전혀 무관하다”고 강하게 소수의견을 피력했으며, 1972년에는 아내가 아이를 낳다 세상을 떠나 홀아버지로 아이의 양육을 오래동안 해온 스 티븐 비젠트에게 단지 여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보장 혜택을 주지 않은 국가에 대해, 아버지를 잃은 아이들은 포함시키고 어머니를 잃은 아이들은 소외시키는 법률의 희생자 라며 남녀를 불문해 사회의 공평한 성인식과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비록 그녀가 드물디드문 여성대법관이라는 사실과 여성운동 투사로서 추앙받고 머그컵과 티셔츠의 배경을 장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갖게 된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유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결코 그 이해관계에 편승해 자신의 신념이나 판단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또한 소위말하는 극단적인 여성주의자가 아니다. 다만 남녀 모 두가 평등하지 못한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실천가였다.
    사회의 불합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인물들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와는 다른 사회 환경과 역사를 가진 나라들에서 다른 방식과 사고를 가지고 노력한 사람들의 업 적을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사고와 인식의 블로는 깨닫을 수 없는 값진것들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긴스버그라는 인 물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그녀가 여성임에도 콜롬비아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후에 여성 최초로 모교인 콜롬비아대 로스쿨 종신교수가 되기도 하였으며, 1980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지명으로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취임했고, 1993년에는 빌 클린턴 대 통령의 지명으로 연방대법원 대법관에 임명되었다(여성으로는 두 번째는 눈길을 휘어잡는 뛰어난 스펙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가 위대하고 대단한 이유는 누구나 잘못이라 생각했던 일들을 바로잡기 위해 일생을 통해 실천을 했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생전에 남겼던 많은 의미있고 명쾌한 말들 가운데 한 구절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여성과 남성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더불어 일한다면 이 세상도 더 나은 곳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 나는 남성이 우월한 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더 우월한 성이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이 세상 각계각층의 모든 사람이 자기 재능을 한껏 펼칠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한때 굳게 닫아두었던 문을 활짝 열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 RBG -
    인권 소식지 기자 글, 수원중부경찰서 율천파출소 윤여찬 경위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예술로 만난
    수학으로 마음과 영혼을 그린 그래픽 아티스트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1898.6. 17 ~ 1972. 3. 27
    | 그리는 손, 1948 도마념, 1943
    낮과 밤, 1933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1960 20세기를 대표하는 네덜란드 판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는 일반적인 회화와는 달리 일상 속 비일상, 현실 속 비현실의 수학 과학적인 현상이 보이는 작품을 그린 초현실주의 화가이다. 평면의 규칙적 분할에 의한 무한한 공간의 확장과 순환, 그리고 대립를 통해 작품을 구성 하는 에셔는 시각적 환상과 그 속에 보이는 상징과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은 많은 영화예술에 영향을 주었는데, 대표적으로 인셉션과 닥터 스트렌지를 이야기 할 수 있다.
    닥터 스트랜지
    평면위에 표현되어 입체적 환상이 보여지는 그의 작품은 당시 주류 화가들과는 다른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회화에 녹여들지 못한 그는 주류 화가 집단이 아닌 수학 이나 과학을 하는 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순한 감성적인 착시의 그림이 아닌 정 확한 수치로 그려내어 이성적인 구조물의 결과인 그의 작품은 2차원 평면에서 보이는 3차 원적인 표현으로 단순한 일상에서의 모습이 체험적 소재로 변하게 해준다. 내가 이용하고 있는 계단이 어느 순간 도돌이표가 되듯 반복되는 환상을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고, 영상 으로 확대되어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림의 마술을 부리듯 불가능할 것 같은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다시 영상으로 탄생 시키듯이 현재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현실적인 한계를 보일 수도 있지만, 시 간이 지나고 나면 선구자가 되어 사람들 기억속에 남게 될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낼수 없다고 하여 포기하기 보다는 나만의 길을 가길 바란다.
    글, 문은영 학예연구사
    수학자들은 그 미지의 영역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을 열어 놓았지만
    문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수학자들은 문을 여는 방식에만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 문 뒤에 있는 풍경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가능을 비튼다. 단 하나의 점을 비들어라. 새로운 세계가 태어난다.
    M.C. Escher 경찰청인권센터
    편집 디자인 : 분은영 학예연구사 (saddy0412@polic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