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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경찰

인권으로 in - 2021. 2
등록일 2021-02-23 10:30:25
부서명 본청 감사 인권보호
조회수 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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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인권으로 In
                경찰청 인권센터사람x인권경찰
                인권영향평가(Human Rights Impact Assessment, HRIA) 자기를 돌아보는 인권경찰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 소장
                기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국정원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에 따라 이제 자치경찰제 시행과 국가수사본부 출범에 이르기까지 국가치안체계에 큰 변화를 맞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찰이 되었음에도 그에 따른 견제 장치가 없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권력분립과 상호견제의 원칙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은 의심할 나위 없는 사실이지만, 권 력에 대한 견제를 또 다른 권력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 지가 있다. 이를테면 국가공권력의 자기성찰 기제를 마련하고 이를 실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다. 인권영향평가제는 기관 스스로 인권침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나아가 인권증진의 역량을 갖춰나가도록 제안된 제도이다. 이런 점에서 인권영향평가제는 자기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처럼 자기반성 기제, 또는 자기성찰 기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권영향평가제는 여타 평가제도와 어떤 변별성을 갖는가.
                평가는 assessment와 evaluation 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가 절차와 과정 중심이라면, 후자는 결과와 성과 중심이 되겠다. 국제사회에서 인권영향평가는 물론, 환경영향평가나 젠더(성별) 영향평가 모두 assessment를 쓴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과정과 절차에 중심한다는 것은, 이 평가가 외부개입, 즉 전문가에 의한 일시적, 계몽적 임팩트에 기대기보다는, 관련 주체의 역량 증진에 목적을 둔다는 것을 가리킨다. 이때 평가는 줄세우기, 순위 매기기가 아닌, 교육훈련의 의미를 지니고, 결국 이를 통해 당사자의 역량증진을 꾀하는 것이다. 대상화된 경쟁적 평가가 아니라 주체의 역량증진적 평가인 셈이다. 이로써 평가도 교육훈련의 맥락에서 자리잡을 수 있게 된다.
                함께하는 인권 경찰따라서 평가과정에 관련 당사자를 주체로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테면 경찰청이 어떤 업무에 대해 인권영향평가를 한다면, 당해 업무 관련 경찰공무원을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평가의 주체로 초대해서 스스로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평가의 기준은 무엇으로 할지, 절 차는 어떻게 할지, 설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환류는 어떻게 할지 등등 업무담당 경찰공무원이 스스로 이런 논의와 사유를 통해 인권역량을 증진토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더 딜지언정 주체의 역량만큼 한걸음 한걸음씩 나가는 것이다. 한편 인권영향 평가에서 전문가는 조력의 역할을 수행한다. 실태조사라든가 국내외 관련 자료의 소개 등 인권 영향평가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자료를 분석하고 제공하는 일은 전문가가 수행할 수 있다. 자칫 평가의 객관성 확보라는 수단적 가치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정작 목적성을 상실한 채 외부 전문가 주도로 평가가 이뤄지고 공무원을 피평가자로 삼는 순간, 인권영향평가의 큰 기 등은 무너진다.
                인권에 압축적 고도성장이나 대박은 없다. 자기주도형 역량증진 이야말로 인권의 가치에 부합한다.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 게 더 값지게 평가되어야 한다. 자기주도형 역량의 증진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어떤 부족함이 있었는지를 스스로 깨닫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더구나 경찰공무원은 민을 지도편달하는 계도자가 아니라, 민을 대리하여, 민과 함께, 민의 문제를 풀어가는 권한을 합법적으로 부여 받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에 더욱 이러한 성찰적 과정이 요구된다. 사실 시험도 우열이나 순위매기기, 심지어 탈락을 목적으로 치루는 게 아니라, 역량증진을 위한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시행하는 것 아닌가. 요컨대 인권영향 평가의 핵심적 목표는 프로모션에 있다.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지도부는 인권영향평가에 대한 관련 경찰공무원의 두려움이나 저항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제공하여야 한다. 인권영향평가가 자발적으로 스며들도록 평가대상으로 선정된 담당 부서에, 조직적으 로는 인력과 예산을, 개별적으로는 승진가점이나 보직우선권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 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 행정에서 인권의 주류화, 지속가능성이 확보 된다.
                함께하는 인권 경찰유치원 때부터 평생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오로지 목적과 성과로 성적을 가늠해온 우리로선 참으로 낯선 개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사회의 전 분야가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로 전환 되어 공공부문마저 성과관리체제에 포획된 마당에 이런 접근방식은 현실성이 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말로는 assessment라고 쓰고 그 내용은 여전히 evaluation으로 채우는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심지어 그게 무슨 평가냐고 의문을 제기하기까지 한다. 무듯 평가라면 점 수로 딱 나오고, 우열이 분명하게 가려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긴다. 그러나 평가를 위한 평가. 심지어 평가를 위해 스스로 포박된 평가는 왜곡을 넘어 거꾸로 선 것이다. 스탈린 시대에, 기 준년도의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순간, 차기년도에는 그 이상 성과를 내야만 하는 딜레마에 따 지게 되고, 이로 인해 온갖 수치로 허위와 왜곡이 난무하고 말았던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도대체 평가는 왜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되물음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부터 기업과 인권 영역에서, 그리고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 인권영향평가를 하겠다고 팔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인권영향평가가 마냥 성과관리, 결과측 정, 목표지향, 외부적 임팩트에 의존하는 기존의 평가관행을 벗어나지 못 하는 한, assessment 가 아니라 evaluation으로 시행되는 한, 인권의 확산과 주류화는커녕 또 하나의 신자유주의적 경쟁의 올가미를 뒤집어씌우는 골을 벗어나지 못 할 것이다. 가장 반인권적으로.
                함께하는 인권 경찰내가 나에게 행복하다고 마술을 걸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2월입니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벌써부터 따뜻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윤보영, 2월의 다짐맛집 비책
                元祖
                코로나로 인해 외식이 꺼려지는 요즘, 한적한 길가 식당에 자동차가 줄지어 서있다. 식당 외부 에는 OOTV출연 맛집, 원조 맛집 이라며 크게 붙여 놨다. 자세히 보니 생활의 달인 프로 그램에 소개된 맛집이다.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은 단순히 맛을 평가하기보다는 식당 그 나름대로의 비책을 소개하며 정성을 들여 조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감동하여 소비 자들은 찾아간다.
                최근 요식업계 백종원씨가 진행하는 골목식당 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무너져가는 골목 상권을 살리고자 식당의 문제점을 찾아주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사가 잘 되지 않던 식당도 방송에 소개되고 나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방송탄 맛집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몇몇 식당은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손님의 발길이 뜸해진다. 원인이 무엇 일까?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통해 조리법과 식당 운영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지만 이내 새 롭게 변화한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식사때마다 밀려드는 손님을 소홀하게 응대하고, 음식 맛도 매출이라는 목표에 밀려 점차 빠르고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것에만 집중한다. 결국 식당은 방송에 기대어 반짝 매출을 올리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 한다.
                가끔 맛집을 홍보하는 블로거들의 낚시에 걸려 식당을 찾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실망 하곤 한다. 사람의 입맛 만큼 정직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음식은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 으로 그것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장인의 정신으로 지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정성이 손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방송을 타지 않아도 맛집으로 소문나 찾기 마련이다.
                함께하는 인권경찰자치경찰제
                국가수사본부
                최근 경찰은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해 명실상부한 책임수사기관으로
                이는 무엇보다도 경찰에 대한 국민의 깊은 관심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경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새로운 경찰에 대한 기대와 함께 확대된 경찰권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혼재되어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사 뿐 아니라 경찰 그대로 인 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경찰활동 전개를 통해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신뢰로 전환하는데 집중 해야 할 것이다.
                말 그대로 방송에 소개된 맛집이 된 경찰... 일시적인 소문이나 정부의 개혁에 의지해 반짝 맛집 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신뢰를 바탕으로 한 변함없는 원조 정통 맛집으로 재탄생 할 것인 가. 지금부터 국민들은 새롭게 태어난 경찰의 조리 방법과 맛을 평가하고 판단할 것이다. 또 국민을 어떻게 응대하는지, 직무 수행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지를 지켜볼 것이다. 모든 것이 경찰 하기에 달려 있다.
                확대된 권력에 취한 경찰의 그릇된 초심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 마련이다. 새롭게 변화한 경찰은 무엇보다 인권을 중심으로 한 진정성 있는 경찰 활동이 필요하다. 인권이 탑재된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경찰의 비책이다.
                글. 박원식 인권보호계장자애x경찰
                5,000원에 담긴 사연
                주인을 찾아달라며 5,000원을 주워 경찰에 신고한 유치원생의 바램대로 주인을 찾아 돌려 주고, 선행을 한 아이에게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학용품을 보내 격려해준 경찰서 주무관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준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경찰서 생활질서계에서 유실물 처리업무를 담당하는 서찬희 주무관, 달려가 만나보고 싶었지만 코로나에 발목이 잡혀 수화기 너머로 대화를 나눠본다.
                Q. 아이가 5,000원을 주워 경찰에 신고한 건가요.. A. 유치원에 다니는 7살 여자아이가 엄마랑 같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안에 5,000 원짜리 지폐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가까운 석적지구대를 찾아 주인을 찾아달라고 한 것입니다.
                Q. 지구대를 거쳐 경찰서로 5,000원이 전달된 거군요. 주인을 찾아줬나요 A. 네 지구대에서 가져다 준 5,000원의 주인을 찾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찾아가서
                CCTV를 보고 같은 아파트 주민이 흘린 것을 확인하고 돌려주었습니다.
                Q. 돌려받은 주인이 뭐라 하시던가요 A. 아파트 같은 통로에 사는 아이라서 평소 알고 지냈는데, 너무 기특하고 고맙다면서 코 로나로 집을 찾아가기 불편하니 핸드폰으로 쿠폰 선물을 보내줘야겠다고 했습니다.
                Q. 그렇군요. 통상 유실물은 주인을 찾아 돌려주면 처리가 끝난 것이지요. 그런데 이후 아이가 엄마랑 같이 경찰서를 찾아왔다구요. A. 네...(웃음) 주인을 찾아 돌려주면 유실물 처리가 종료된 셈이지요. 그런데 아이가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저도 딸을 키우는 엄마이다보니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에 사비로 공책과 학용품을 사서 우편으로 보내줬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며 아이가 엄마와 같이 음료수를 사가지고 석적지구대를 찾았다가 안내를 받고 경찰서까지 저를 찾아 온 것입니다.Q. 아이가 뭐라 하던가요 A. 고맙다면서 공부 열심히 해서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Q. 기분 좋으셨겠습니다. 언론에도 보도되었던데요 A. 아니~ 그게 아이고~ (사투리, 쑥스~^^) 경찰관 분들치럼 사람을 구한 일도 아니고 칭찬을 받을 일도 아닌데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고 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고 해서 피하기도
                했습니다.
                Q. 좋은 일 하셨는데 왜 피하셨어요 ^^
                아~ 그냥 저는 제가 할 일을 한, 아이가 참 이로 하 하고 이 그렇게 한건데 서장님도 상을 주시지 안나 너무 쑥스었습니다.
                5,000원, 비록 적은 돈이지만 이 돈이 어린아이의 고사리 손을 타고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정을 나누는 살맛나는 세상을 느끼게 해주었다. 주인은 언제 잃어버린지도 모르는 돈이 돌고 돌아 찾아왔을 때 쿠폰으로 화답하고, 유실물 처리를 마친 주무관은 사랑으로 학용품을 선물 한다. 그 선물이 아이 7년 인생에 큰 감동을 주었고 아이는 엄마 손을 붙잡고 경찰서를 찾아온 다. 인생 첫 경찰서 방문이다. 5,000원이 여느 고액권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경찰은 많은 질책을 받기도 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제도를 추진 중에 있다. 하지만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동 관련 사안의 제대로된 대응의 출발점은 이를 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아이는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어쩌면 코로나로 등교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물받은 공책에 글씨를 쓰며 즐거워할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서 칠곡 어린이와 경찰서 주무관의 훈훈한 인연이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
                서찬희 주무관님, 당신의 선행은 작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이 진정한 경찰입니다.
                글. 박원식 인권보호계장
                함께하는 인권경찰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필름 안 인권 오해와 편견없는 시선으로 사람을 대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내가 세상을 보는 프레임은 어떤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정말 니가 그랬어?
                돌맹이 김정식, 2018
                나 믿어요?
                돌멩이는 편견과 마녀사냥이라는 집단행동에 능한 우리에게 일침을 가하는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석구, 영화의 초반부에 그는 8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성인이지만 정미소를 운영 하는 CEO이자 작은 마을의 일원으로 평화롭게 살고 있는 듯 보여진다. 그에게 이웃은 다 정하고 어릴 적부터 함께 커온 친구들도 그의 옆에서 장난스럽게 시간을 보내며 그의 삶은 여느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느껴진다. 마을 잔치에서 소매치기까지 잡는 그는 조금 부족 해도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까지 해내며 결코 일반인보다 부족하지 않게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간다.
                하지만 그 마을 쉼터에 새로 오게 된 어린 소녀 은지의 등장으로 밑바닥에 잠재되어 있던 석구를 보는 오해와 편견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소매치기로 오인 받았던 은지가 마음에 걸린 석구가 은지에게 작은 인형을 건내며 위로하는 과정에서 둘이 친구가 된 것. 이후 은지가 아버지를 찾는다는 그 행로에 석구도 늘 함께하며 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많은 사람의 눈에 띄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을 가장 주의깊게 보는 사람인 쉼터의 김선생은 처음 부터 둘 사이를 우정이 아닌 위험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그녀의 지나친 상상력은 결국 석구가 은지를 구해내고 돌보는 과정을 범죄로 인식하 기에 이른다. 비오는 밤, 석구의 정미소에 혼자 있던 은지가 전깃줄을 만져 감전되 이를 발견한 석구는 은지를 자신의 집으로 옮겨 상처를 살피기 시작한다. 늦게까지 돌아 오지 않던 은지를 찾아 나선 김선생은 석구의 집까지 찾아오게 되고 마침 그 순간을 목격하며 지적장애 남성이 어린 소녀에 성범죄를 행하는 순간이라 철석같이 믿어버린다. 그녀의 신 고는 재판으로 이어지고 스스로 논리적인 설명을 해낼 수 없는 석구는 일순간 범죄자로 전락 해버리면서 석구는 성범죄자로 마을에서 낙인찍혀 버린다.어느 날 범죄자가 되었다.
                내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은 내 경험과 가치관이라는 프레임으로 왜곡되고 굴절되어 인식된다. 그리고 내가 보고 들은 것이 사건의 전부이자 실체적 진실은 아니다. 내 주장과 생각이 강한 사람은 더욱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내 눈과 귀를 믿고 내 판단을 확신하며 사는지. 내 오해와 편견으로 피해를 입은 이의 인권을 우리는 얼마나 가볍게 치부하고 사는지. 이 영화는 이 부분을 꼬집고 있다. 우리에게 진실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믿는 것을 확신하며 증명하며 살기에 급급하고 피해자의 상처나고 짓밟힌 삶은 내 바쁜 삶에 묻혀져 우리는 이를 잊고 살기에 바쁠 뿐이다.
                이런 이들의 외면과 손가락질에 한동안은 석구가 버티는 듯하다. 늘 장을 보던 마트에서도 쫓겨나고 그가 오면 시식코너도 운영되지 않는다. 마을엔 성범죄자 OUT 이라는 플래 카드가 거리마다 붙여지고 합의금 명목으로 은지의 부모에 넘어간 석구의 정미소는 철거에 들어가며 그가 기거할 곳마저도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변명 한 번 할 수 없는 그는 자신을 오인한 이들에게 애꽃은 돌멩이만 던질 뿐이다. 그마저도 안 되면 혼자 개울가에서 물수제비만 뜨며 속상한 마음을 달래기만 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은 석구의 죽음을 암시 하며 끝이 난다. 돌멩이를 주우러 물에 들어가던 그가 두리번두리번 눈빛이 흔들리며 물속 에서 나오질 않으며 영화는 막이 내린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가해자일 수 있다. 누군가의 삶과 생활을 짓밟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장 공정해야 하는 경찰이라는 직업은 이 부분에 더욱 예민해져야 한다. 세상과 사람과 사건을 대하는 시선과 판단력, 타인을 대하는 말과 행동 모두 내가 남의 인생을 함부로 대하지 않게 그들에게 가해자가 되지 않게 늘 조심해야 한다. 돌멩이는 단조롭고 내용이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지만 경찰로서의 나를 가다듬고 되돌아보기 위해서 한번쯤은 생각하며 볼만한 영화다.
                인권 소식지 기자 글. 강릉경찰서 정소완 행정관 ● 독서와 영화 후기는 필자의 개인적인 건립니다.알다x문화
                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 독서 에세이 책장에서 펼친 세상
                베어타운
                프레드릭 베크만, 2018
                개인의 발견, 국가의 발견 간혹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충고가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스스로 허벅지를 찌 르는 한이 있더라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은 당신이 말하고자 했던 나 때와 많이 다 르기 때문이다. 그래봐야 고작 십수 년 전에 불과하지만, 나 때와 지금은 현격히 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사회문화적 환경의 전과 후(before and after) 같아서 나 때를 회상하고 그리워할수록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시대와 불화하는 자의 부끄러운 자기 고 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말 순식간에 달라졌다. 언젠가부터 칼로 물 베기였던 부부싸움은 가정폭력으로, 사 랑의 매 였던 체벌은 학교폭력이나 아동학대로 정정됐다. 하늘 같은 남편, 군사부일체 라는 말의 권위가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평등과 인권이라는 말이 자라났다. 개인 보다는 국가를, 나 보다는 전체를 앞세웠던 한 세기 전의 통념이 뒤집힌 것은 개인의 존엄과 권 리에 대한 자각 때문이다.
                우리는 국가라는 이름으로, 또는 가부장이나 여타 권력의 이름으로 일상화되어 있던 억압과 동제가 더 이상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 효과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억압과 통제보다는 개인의 자율과 창의, 참여와 소통이 자유민주주의라는, 우리 헌법이 선택한 국가의 이념에 더 부합하는 방식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를테면 개인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개인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특히 거대한 권력과 제도 안에서 개인이 겪는 고통은 은 폐되기 쉽다. 집단의 성과와 명분, 가부장의 권위와 체면이 앞서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복지부동이 더해지면 개인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지기 마련이다.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베어타운)은 집단이 어떻게 개인을 억압하는지 잘 보여준다. 베어 타운은 쇠락해가는 북유럽의 시골 마을 이름이다. 마을 청소년으로 구성된 하키팀은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하키팀이 우승만 해준다면 하키팀에 대한 시의 전폭적 지원이 이어질 것이고 베어타운이 하키의 명소로 알려지면서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적 욕망이 한창 자라고 있을 무렵, 한 소녀가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하키팀의 유망주로 추앙받던 한 소년이 성폭행범으로 지목된다. 마을 전체가 뒤집어졌지만 소년의 잘못은 묵인되고 성폭행을 당한 소녀는 도리어 헤픈 아이로 몰린다. 마을 사람들은 하키팀을 적정하느라 무엇이 교육의 본질인지 잊어버린다. 마을의 명예와 마을 사람들의 욕심은 집단 광기로 변질되어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한다.
                소설에서 보듯 개인의 고동은 집단의 욕망에 쉽게 가려진다. 같은 욕망으로 집단화된 사람 들은 곧잘 이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이는 집단주의가 발현되기 좋은 토양이 된다. 집단주의가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신체적으로 열위에 있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일수록 집단의 폭력에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성폭행 피해자 소녀를 헤픈 여자로 몰아가고서도 아무도 반성하지 않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소설 속 베어타운은 꼭 소설에서만 존재할까.
                개인의 발견은 개인의 존엄함의 발견이고, 개인의 권리에 대한 발견이다. 가정이나 학교 라는 울타리 안에서 혹은 기성의 잘못된 고정관념 안에서 부당하게 고동받는 개인이 있다면 국가가 능동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이해와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공공의 봉사자이기 때문이다.
                그간 남의 가정사라서, 남녀관계는 알 수 없는 거라서, 훈육은 부모책임 이라서 지나치고
                나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개인의 고동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발견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해야 할 국가의 역할을 환기하는 의미에서 국가의 발견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글. 홍성경찰서 아동청소년과 이준형 경정문화로 보는 사람이야기 : 예술로 만난
                물방울에 희로애락을 담은 경찰 출신 화가
                김창열 (1929년~ 2021년)
                물방울, 마포에 유채, 2017년,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소장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은 2016년도에 개관한 미술관으로 김창열 화가가 한국전쟁 시기 1년 반 정도 경찰 생활을 했던 제주도에 건립된 미술관이다.순수함이 담겨진 선물같은 작품
                김창열 하면 생각나는 사람, 노래하는 창열이가 아닌, 물방울을 그리는 김창열 화가다. 다들 이름은 몰라도 물방울 그림은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평양의 한 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화가를 꿈꾸게 된다. 해방 이후 월남하게 된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1948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하고 본격적으로 화가의 꿈을 키운다. 하지만 2년 후 발발한 6-25 전쟁으로 학업이 중단되게 되자 경찰전문학교 간부후보생으로 입교해 경찰로 새 출발 하게 된다. 십여 년의 경찰 생활을 하면서도 창작을 위한 활동을 이어 갔고, 퇴직 이후에는 잠시 미술 교사를 거쳐 예술의 본 고장인 파리에서 활동했다.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파리에 정착한 지 3년째인 1972년부터다.
                파리 가난한 아들리에에서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밤새도록 그린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 유화를 떼어내 재활용하기 위해 캔버스 뒤에 물을 뿌려 놓았는데 물이 방울지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존재의 충일감에 온몸을 떨며 물방울을 만났습니다.
                김창열은 물방울을 만난 감동적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지만 단순히 물방울이 햇살에 빛나기만 해서가 아니라 그의 굴곡졌던 삶이 물방울을 통해 그림에 담기면서 그 의미는 확대되었던 것이다. 물방울에는 그의 유년 시절의 티 없는 마음, 청년 시절에 겪는 6.25 전쟁과 경찰 생활 등 20세기 한국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오랜 외국 생활을 한 화가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물방울은 무색무취다. 본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내 욕심은 그 물방울로 그림을 만드는 일이었고,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 어떤 때는 그림을 그리면서 영혼과도 달을 수 있겠구나, 아무것도 아닌걸로 이렇게 저렇게 그리다 보니 도에 이르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들었다.
                나를 찾아가는 화가의 여정 속에서 수행을 하듯 반복적으로 그려낸 물방울은 맺혀 있으나 어느새 사라지고 만다. 그것은 작가만의 치유 방식이었다.
                저는 모든 희로애락을 물방울에 녹여서 없했습니다.
                화가는 지금의 복잡한 현실에서 잠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순수한 시간을 선물해 주려고 했는 지도 모른다. 여전히 답답한 시간을 보내는 지금, 단순하지만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물방울 작품을 보면서 생각과 감정이 맑아지길 바래본다. 퇴근길 내린 눈이 녹아 여린 가지 끝에 맺힌 물방울을 보며 작가 김창열과 물방울의 만남 그 순간을 상상해본다. 물방울이 내 삶에 투영된다.
                글, 문은영 학예연구사경찰청 인권센터
                편집 - 디자인 : 문은영 학예연구사 (saddy0412@police.go.kr)